제목 | 도자기 결과물을 보며.. | 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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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| 박은관 | 작성일 | 2019.03.02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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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해 케이는 도자기 수업을 다녔습니다. 저는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케이를 응원했습니다. 케이는 진흙덩이에 수없이 많은 손길을 주어 나름의 작품으로 빚어냈습니다. 하지만 케이가 그렇게 공을 들인 작품이 도자기로 구워져 나왔을 때 실망스러운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. 도자기에 유약이 제대로 발라지지 않거나 흘러내리다 굳은 페인트 형태의 유약 자국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. 유약을 직접 바르는지 물어보니 수강생은 도자기 빚기까지만 하고 유약 바르기와 굽기는 선생님이 해 주신다고 합니다. 본인 작품에 유약을 바른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대충 대충이 수강생의 도자기에는 그대로 투사되어 굳어져 있었던 것입니다. 그것도 반복적으로. 특히 케이가 만든 첫 번째 도자기 찻잔. 투박하지만 처음이었기에 케이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을 그 찻잔. 찻잔 안 바닥에는 용암이 흐르다 굳은 듯한 유약의 구릉과 골짜기들이 지금도 선명합니다. 옆에서 보는 내 마음도 이리 부아가 치미는데 같은 상황의 수강생들은 어떨까 싶습니다. 수강생들의 작품을 망치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대충대충 유약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몇 줄 남깁니다. |